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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베를린 : 모든 것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요...

사실 저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싶었으나, 친구가 무지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며 다른 의견은 기각해 버린... 베를린입니다.

 

 

 

 

 

 

 

한국과 북한, 이스라엘과 이란, 미국. 그리고... 베를린

북한 국가정보국 소속인 표종성(하정우)은 자신의 신분 자체를 말소해버리면서 나라를 위해 베를린에서 이란과의 무기밀거래를 시도합니다.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정진수(한석규)가 소속되어 있는 국가정보원팀이었지요. 하지만 이 거래에는 너무 많은 잡음이 있습니다. 비밀거래라고 하기에는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란을 쫓고 있는 이스라엘의 정보원들, 그리고 그 모두를 쫓고 있었던 미국의 CIA까지.

 

그렇게 표종성과 정진수는 남다른 인연을 만들게 됩니다.

 

 

 

 

 

 

 

표종성은 북한의 인민영웅으로서, 김정일이 죽은 뒤 김정은으로 정권이 교체되어도 그들의 명령에 충성스럽게 행동합니다. 어떠한 불만도 의심도 하지 않는, 당의 일이 감정보다 우선시되는 우직한 인물이지만 개혁을 시도하고자 하는 인물들에게는 가장 좋은 미끼이자, 가장 불필요한 인재이기도 합니다.

 

정진수는 한국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나이만 많은 골칫덩이에 불과합니다. 사건의 정당성과 해결보다는 고속승진만을 바라는 권력중심의 무리들에게 압력과 압박을 받아도 절대 굴하지 않고 "빨갱이"를 잡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 역시도 본인의 사명감만큼은 우직한 인물이지만, 오히려 신뢰해야 할 자들은 그의 신뢰를 배반합니다.

 

 

 

 

 

 

 

 

크게는 남과 북의 국가적 갈등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속뜻은 국가의 이야기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언젠가 배신을 하는데, 정치는 인간이 하지요. 표면적 악은 분명,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본 적대국임에는 확실하지만, 개개인으로 보았을 때 진짜 악은 정치와 나라라는 이름을 모방한 개인의 사리사욕인 것이죠. 

 

그 정치라는 이름의 사리사욕으로 인해 생겨난 피해자들. 우리는 지금 그 나라에 속한 사람들을 모두 적대시하고 있지만, 개개인으로 보자면 그들 역시 피해자라는 점에서 진짜로 잡아들여야 하는 "빨갱이"(한국 대표로 나오는 한석규가 잡으려하는 적이 빨갱이이므로, 남북 관련없이 단순한 적을 의미하는 말로 인용했습니다.) 누구인가, 하고 약간의 의문을 제기합니다. 마지막에 정진수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상징적 도시 베를린

이미 과거 전쟁 때와는 확연히 시대가 바뀌어버린 대한민국. 변하지 않기에 골칫거리에 불과해진 정진수.

발전이 없었으나 정권 교체 후 개혁을 준비하는 북한. 변하지 않기에 이용가치가 적어진 표종성.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이득보다는 손해가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정작 남과 북의 관계는 과거에 얽매여 조금도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라고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그들은 같은 말, 같은 외모, 게다가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종교적 성향의 차이로 철전지 원수가 되어 여전히 전쟁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전쟁국가들 사이에 있는 것이 바로 미국이지요.

 

때문에 이 영화의 주무대가 베를린이 아닌가 싶습니다.

종족간, 혈육간의 전쟁으로 갈라진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가 독일입니다.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졌던 분단국가에서, 달랐던 정치적 이념을 우호적으로 해결하고 결국 통일을 만들어낸, 용서도 화합도 하지 못하는 남과 북, 이란과 이스라엘에 비춰보았을 때는 현저히 모범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이 영화의 처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역사로 지나온 그 시절의 처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만약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타국의 개입을 허용치 않은 채 집안에서만 해결하고자 했다면 통일을 이룰 수 있었을까? 아니, 그 전에 전쟁을 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영화는 간단히 액션블록버스터로만 보기에는 조금 씁쓸하기도 하고, 꽤나 어지럽고 무거운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요것은 후일담

실은.. 저는 아주 재미있게 보진 못했습니다. 액션영화도 무지 좋아하지만, 스토리 구성의 자연스러움과 뚜렷함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저는 더 아쉽기도 했습니다. 보여지는 화려함에 더 많이 치중하다보니 잘 만들어 놓은 스토리에 소홀해지지 않았나..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네요. 그래도 평점은 매우 좋더라구요. 보는 재미만은 있습니다. 화려하거든요. 배우들부터, 영상까지.

 

이제 곧 기대되는 영화들이 잔뜩 나오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7번방의 선물은 꼭 보고 싶고, 김윤석님(악!!!) 나오시는 남쪽으로 튀어, 박찬욱의 헐리웃 진출작 스토커, 봉준호와 송강호의 헐리웃 진출작 설국열차... 악!! 정말 다 너무 기대되네요!!

 

 

 

한국영화 풍년이로세!! 보고싶당~ 보고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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