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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계모사건 : 검은 집 드러난 사실이 상해치사?!

 

 

 

 

칠곡 계모사건 : 검은 집 드러난 사실이 상해치사?!

 

 

 

 

 

아동학대가 최근에 급속도로 늘게된 걸까요, 아니면 과거에도 꾸준히 있어 왔지만 묵인당했던 걸까요?

 

최근 들어, 비정상적인 어른들의 폭력 앞에 정신적, 육체적, 성적 학대를 당하다 죽어가는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서현이, 건희, 지향이, 신비, 성민이... 이 외에도 너무 많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매일매일 고통받고 죽어갑니다.

 

그 중 얼마 전 <그것이 알고 싶다- 검은집>편에 소개되었던 소원이... 아니, 나람이의 살인사건도 의문을 가득 안고 있었는데 결국 그 진실이 밝혀졌네요. 하지만 그 결과가... 아이를 죽이던 그 순간만큼이나 너무도 끔찍합니다.

 

 

 

아빠, 계모, 소리(나람이 언니), 계모의 딸, 소원이(나람이)

 

 

13년 11월 말경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또 한 번 의문스러운 한 여자아이의 죽음에 대해 다뤘습니다.

 

복부내장파열로 소원이(나람이)가 병원에 실려왔습니다. 그러나 소원이는 병원에 실려오기 전부터 거의 사망직전이었고, 결국 병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게 됩니다. 같이 왔던 친부와 계모는 복통를 호소하며 구토를 했다고 병원측에 말합니다. 그러나 병원측은 복부내장파열로 찾아온 아이의 온몸에 멍과 상처투성이라는 사실을 의심했고, 결국 소원이의 죽음은 경찰서에 알려지게 됩니다.

 

경찰은 계모를 구속하고 학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친 언니인 소리에게로부터 놀라운 말을 듣게 됩니다. 소리 본인이 그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평소에도 소원이와 자주 싸웠으며 그 날도 인형을 뺏기지 않으려고 배를 발로 찼다고 설명하며, 소원이의 팔이 밖으로 어긋나 부러진 뼈가 붙었던 점이나 등에 있던 흉터들도 모두 본인이 했다고 자백하며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는 탓에 경찰은 어쩔 수 없이 소리의 자백만으로 12세 소리까지 기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던 언니 소리는 결국 모든 것이 계모의 짓이었음을 털어놓게 됩니다. 소원이가 1년 반전부터 계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고모에게 맡겨져 자라던 소리와 소원이는 사실 상당히 사이가 좋았다고 합니다. 그런 그들의 앞에 6년 만에 친부가 나타났고, 그 때 계모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아이들에게도 상당히 친절해서 긴 시간 동안 자식처럼 조카들을 길러준 고모와 고모부가 집과 함께 살림살이들을 마련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걸 다 얻었다고 생각했는지 계모는 본색을 드러내죠.

 

어느 날 소원이의가 다니던 어린이집 선생님은 어린이집에 오자마자 종일 잠을 자는 소원이에게 왜 그러냐 물었더니, 책상정리를 하지 않아서 엄마가 옷을 벗겨 베란다에 내쫓아 잠을 잘 수 없었다는 소원이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소원이가 늘 멍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던 아동센터에 신고를 하지만, 소원이와 덩달아 상담을 받게 된 소리까지도 학대사실을 계속 부인합니다. 심지어 계모는 자신이 오히려 억울하다면서, 계모라 색안경끼고 본다고 울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당시 찾아온 상담사는 상담사를 그만둔 지금까지도 소원이의 사건사진을 가지고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심증은 분명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보호법상 정확한 증거가 없고서는 일정시간 내에 부모가 원하면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더군요. 때문에 부모님에게 학대당한 사실을 계속 부인한 소원이와 소리는 악마들이 있는 그 집으로 돌려보내집니다.

 

겁에 질려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소원이를 죽인 것은, 계모이고, 친부이며, 우리나라 법입니다.

서현이가 그랬듯이, 소원이도 이미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켜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당시 계모의 학대사실을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또 한 아이, 소리 역시, 계모의 협박과 폭력이 무서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소리 역시 사실은 학대의 피해자였으니까요.

 

계모는 처음, 소원이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았던 소리에게 더욱 끔찍한 학대를 저질렀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게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돈이 필요하니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해라"는 등의 일을 강압적으로 시키기도 했습니다. 거절할 때마다 끔찍한 폭행이 돌아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사실 소리는 끔찍한 폭행을 견디다 못해 직접 경찰서에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당시 학교, 경찰, 아동기관까지 나와서 학대사실에 대해 조사했지만, 계모의 앞에서 소리는 겁에 질려 사실을 말하지 못했고, "소리가 뛰어내리거나 벽에 부딪쳐 자해를 했다"는 계모의 말을 믿을 수 없음에도 더 이상 조사가 진행되지 않음에 또 보호법에 따라 소리와 소원이는 집으로 돌아가지고야 맙니다.

 

직접 신고를 했음에도 자신을 다시 끔찍한 폭력 속에 넣어두고 가는 경찰과 학교, 보호기관 사람들을 보며 소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소리가 경찰에 신고한 이후, 계모는 소리의 행동력이나 신고정신 등에 살짝 겁을 집어 먹게 됩니다. 그렇다고 학대를 멈추게 된 것은 아닙니다. 계모의 학대가 소리에게는 멈추고, 소리의 몫까지 소원이에게 집중된 것일 뿐. 거기다 소원이를 학대하는 와중에 소리와 자신의 친딸까지 가담하게 하는 등, 정말 잔인하고 악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이 좋았던 동생을 배신하며 생존을 위해 자신을 끔찍하게 학대했던 사람의 편을 들겠다는 선택을 하면서 소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자신의 짓이라고 자백하는 동안에도 소원이는 계모의 손을 다정하게 잡거나, 계모에게 불리한 진술은 전혀 하지 않는 등 계모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이 모습을 보며 심리학 교수와 정신과 전문의는 "어떤 것으로도 보호받지 못한 약자라 결국 구조의 희망을 버리고 생존을 위해 강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더욱더 화가 나는 것은, 소원이의 친부가 구속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서현이 친부는 친모와 행복하게 잘 살던 서현이를 억지로 데려가 서현이를 예뻐하던 친척들에게까지 연락을 두절한 채로 계모에게 학대 당해 서현이가 병원을 찾을 때마다 화상, 골절 등으로 꼬박꼬박 병원비를 지급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친부는 가해자로 조사조차 받지 않았고, 결국 구속도 되지 않았습니다.

 

건희는 영문을 몰랐기에 죽는 순간까지 차마 눈도 감지 못했습니다. 조선족인 계모가 건희의 몸을 붙잡으면 건희의 친부는 골프채와 안마기 등으로 매일매일 3~4시간씩 건희를 때렸습니다. 그러면 계모는 폭력으로 지친 아이를 밤에는 벽에 붙여 세워둔 채로 쉬거나 잠들지 못하게 했고, 낮에는 욕실에 집어 넣어 식칼을 들이대며 장기를 팔 거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그런데도 계모는 8년, 친부는 5년 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핏줄인 아이들보다 괴물 같은 여자가 더 소중한 듯 두둔하는 소원이와 소리의 친부도, 심지어 소원이가 죽어가는 순간에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마치 협박하듯 소리에게 보여주던 소리와 소원이의 친부 역시도 조사도 받지 않았고, 구속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받지 않아야 할 고통까지 받아가며 억울하게 죽어간 건 아이들인데, 악마 같은 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겪게 될까 봐 조심하고 있는 건가요? 지켜져야 할 인권은 지켜지지 않았는데, 더 이상 어떤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더 이상 의심할 수도 없을 정도로 피해 당사자인 소리의 진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모는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로 판결나며 징역 20년을 받았습니다.

 

상해치사 : 고의로 다른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을 잃게 함

한 마디로 상해치사는 폭력에 대한 것은 고의였으나, 살인에 대한 것은 고의가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거지요. 고의로 때리다가 죽어버렸다, 그걸 믿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것인지, 분노를 위한 것인지 모를 폭력을 두 아이들에게 행하고, 결국 한 아이가 죽었는데 이것이 어째서 상해치사가 될 수 있는 겁니까? 한 사람, 한 아이가 죽을 정도로 고의적으로 폭력을 가했는데, 그것이 고의로 죽인 게 아니라니...

 

교통사고에서도 말이죠. 보행자의 무단횡단으로 교통사고가 날지라도 결국은 운전자의 과실비율이 늘 높습니다. 자동차에 비해, 인간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약자이기에 약자의 실수라 할지라도 가해자에게 책임을 더 무겁게 하는 겁니다.

 

마찬가지잖아요. 아이들은 약자입니다. 그러니 절대적으로 일방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체 우리나라 법은 누구를, 무엇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이건 살인입니다. 때리다가 죽은 것이 아니라, 죽이려고 때린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으로서 다시 재판하길 바랍니다.

 

또한 더 이상 이렇게 영문도,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아동보호법이 속히 개정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일찍 천사가 된 모든 아이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