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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레미제라블 : 절망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레미제라블 : 절망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레미제라블이 뮤지컬 영화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도 이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 오페라의 유령이나 맘마미아와 비슷한 것을 생각하신다면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레미제라블에는 대사가 없어요. 전부 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숨쉴 틈 없이 말하지 않고 오로지 노래로만 대화합니다. 이 점 때문에 평가가 아주 극과 극이랍니다. 1점이거나, 10점이거나.ㅋ

 

 

 

 

 

 

 

무려 휴 잭맨과 러셀 크로우의 조합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들떴던 영화였습니다. 거기다 앤 해서웨이에 아만다 사이프리드까지!! 레미제라블 원작 자체가 워낙 대작이고, 뮤지컬은 이미 엄청 유명하다보니 영화는 캐스팅부터 매우 힘줬다는 느낌!!ㅋㅋ

 

 

 

 

 

 

이번 레미제라블 개봉으로 휴 잭맨과 감독이 직접 한국에 찾아와 기자회견과 팬미팅을 가졌다는데요.

 

짹맨 씨의 한국사랑이 남다른 건 이미 짹맨 씨 팬이라면 다들 아시겠지요. 니콜라스 케이지나 웨슬리 스나입스처럼 부인이 한국인이거나 한 그런 독특한 케이스로 한국을 사랑하는 건 아니구요. 어릴 때 짹맨 씨의 아버지가 회계사로 일하면서 한국 은행에 파견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한국의 기술발전이나 한국사람에 대한 칭찬을 아버지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던 와중에 엑스맨으로 한국에 방문, 열화와 같은 한국팬들의 반응과 환호에 다시 한 번 뿅~ 하고 반하신 짹맨 씨ㅋㅋㅋ 이제 짹맨 씨는 빼도박도 못하는 제 2의 한국인ㅋㅋㅋ 심지어 서울시 홍보대사라는 사실!!ㅋㅋ

 

홍보차원이나 팬서비스 차원의 한국사랑이 아닌, 진심으로 한국을 사랑하는 분인 것 같아요. 아주 태연하게 I♡Seoul이라는 문구가 박힌 티셔츠를 평상시에 입고 다닌다거나, 딸내미에게 한복을 입혀서 외출하는 등 한국사랑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알기에 팬들은 더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번에 김연아 선수의 우승도 미리 점쳤던 짹맨 씨! 김연아 선수는 원래 대단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우승한다며, 김연아 선수가 프리 경기에서 선정한 음악이 레미제라블(ㅋㅋㅋㅋㅋㅋ)이니까 당연히 이길 수 밖에 없다(ㅋㅋㅋㅋㅋ)며 트위터에다가 아주 호언장담을 해 놓으셨죠.ㅋㅋ 그 참에 영화 홍보도 슬쩍ㅋㅋ

 

이렇게 한국사랑이 남다른 짹맨 씨가 레미제라블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장발장입니다.

 

 

 

 

 

 

 

굴복하지 않는 희망 : 장발장 

 

배고픈 조카를 위해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생활을 살았던 장발장. 결국 자베르의 눈을 피해 탈옥하지만, 배부른 자보다 배고픈 자가 더 많아진 세상에 가진 것도, 연고도 없는 장발장이 머물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런 장발장을 신부님이 발견해 음식과 잠자리를 나누어주지만, 이미 사람에 대한 불신만이 가득한 장발장은 야밤을 틈타 성당의 은 식기들을 모조리 훔쳐 달아나지만 얼마 가지 못해 군인들에게 붙잡혀 다시 성당으로 끌려오게 됩니다.

 

신부님에게 선물받았다며 군인들에게 거짓말한 장발장. 믿지 않는 군인들. 하지만 신부님은 자신이 선물 준 것이 맞다며 장발장을 풀어줍니다. 신부님의 조건없는 사랑, 그리고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용서를 받음으로서 장발장은 구원을 얻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장발장은 자신이 직접 절망과 사랑, 그리고 용서를 겪게 되면서 그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는지, 얼마나 많은 것을 얻게 해 주는지를 깨닫게 된 후, 자신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었던 그 사랑을 자신도 베풀고자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장발장의 조건없는 사랑은 남을 구원하기도 하지만, 자신 스스로 구원받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 모두를 구할 수 없기에 그의 희망과 사랑은 목적없이 그저 떠돌기만 할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판틴이 남겨준 아이, 코제트를 만나게 된 순간 그는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사랑으로 다시 한 번 변화한 것이 아닌가 해요. 그간 정처없이 떠돌기만 하던 것이 드디어 목적을 찾게 되었으니까요.  

 

 

 

 

 

 

 

가혹한 정의 : 자베르

 

형무소에서부터 죄수번호 24601번(장발장)을 유심히 지켜보던 자베르는, 탈옥한 장발장을 기필코 찾아내 그를 심판하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장발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8년 후 시장인 장발장과 우연히 만나게 된 자베르는, 달라진 모습에 긴가민가 하지만 어떠한 것을 계기로 시장을 24601번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자베르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그가 나쁘다며 욕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으로서, 신에게, 그리고 나라에 반발하는 모든 자들을 처단하는 것이 평화로운 것이라 여기는, 단지 자신의 신념이 강하고 신념대로 움직이기에 융통성이 없었던 우직했던 사람일 뿐입니다.

 

레미제라블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격동의 혁명기라 하면, 우리나라 영화든 아니든 기본적으로 혁명가는 선량하게, 군인은 악하게 나오기 마련인데요. 이 영화에서는 혁명가와 군인 모두 따르는 신념과 이념이 달라 서로 타협하지 못했을 뿐, 선악으로 분명하게 구분되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그들을 싸우게 만드는 진짜 악은 그들의 뒤에 숨어 욕심만 채울 뿐, 몸을 사리고 있으니까요.

 

 

 

 

 

범죄에 사정이란 있을 수 없고, 범죄에는 악한 마음만이 존재한다. 범죄자에게 갱생과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 자베르의 신념이 이렇지 않을까 합니다. 자베르가 어떤 삶을 살아온 인물인지 내심 궁금해졌습니다. 그에게 범죄는 이유불문하고 범죄일 뿐입니다. 너무 성실해서 탈이지만, 그의 이런 신념이 나쁘지는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범죄의 수위가 높지 않거나, 혹은 범죄를 행할 수밖에 없었던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다면 마음이 약해지고 말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해자의 범죄로 피해자가 고통을 받았다면 사정이 어떠하든 범죄는 범죄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범죄가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지 않고 용서받는 지금 이 시대에, 자베르 같은 극단적인 신념도 조금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평소 러셀 크로우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레미제라블에서는 러셀 크로우가 아닌, 자베르를 사랑하게 되어버렸어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너무 성실해서 융통성이 없었을 뿐, 자베르의 강직함과 고집스러움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그렇게 강직하기만했던 자신의 신념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 자베르는 살아온 인생 자체가 뒤엉켜버린 거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자베르의 그 모습이 아직도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많은 등장인물들 중에서 또 제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던 두 사람이 있는데, 바로 판틴과 혁명가 청년(이름 모르겠음..ㅠㅠ) 한 명입니다.

 

 

 

 

 

코제트(아마다 사이프리드)의 엄마이자, 장발장에게 또 다른 절망과 새로운 희망 두 가지를 동시에 안겨 준 인물인 판틴입니다.

 

꽃처럼 예쁘고 꿈많던 소녀는, 사랑이라는 허울에 놀아난 비운의 여인입니다. 거짓된 사랑만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남자를 아직도 기다리는 안타까운 여자. 홀로 그 남자의 아이를 낳아 기르며, 가난에 허덕여 아이를 여관에 맡겨둔 채 여관에 보내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장발장의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지만, 그녀를 시기한 다른 여직원들의 모략에 결국 공장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하필 그 때 장발장이 자베르를 만나게 되면서 당황스러운 마음에 싸움의 처분을 공장반장에게 넘겨버렸기 때문이지요.ㅠㅠ)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일자리가 극히 적었던 혁명기에, 판틴은 다른 일거리를 찾지 못한 채 딸 코제트를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가진 것 모두와 생니를 뽑아 팔고, 머리를 잘라 팔지만 돈은 한없이 모자라기만 합니다. 결국 예쁜 그녀를 음탕하게 바라보는 남자들의 마음을 알아차린 포주의 유혹과, 딸을 위한 돈 때문에 끝내는 창녀가 되어버리는 비운의 여인입니다.

 

이 꿈많고 예쁜 소녀의 인생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요? 그저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ㅠㅠ

 

 

 

 

그리고 이 젊은 혁명가 청년은 장발장의 딸로 입양된 후 성인이 된 코제트와 사랑에 빠진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와 함께 혁명가로 활동하는 청년으로서, 귀족의 자식이었던 마리우스와는 다르게 가난하고 평범한 학생청년인 것 같습니다. 사실 영화를 그렇게 초집중해서 봤는데도 이 청년의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ㅠㅠ

 

마리우스가 사랑에 빠진 것을 보고 이 청년은 비웃음을 날리며, 사랑보다는 개혁에 더 집중하라며 마리우스를 질책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비난하는 이 청년의 모습이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청년의 꿈에 사랑도, 성공도 없습니다. 그저 새로운 세상을 위해, 더 이상 가난에 허덕이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개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는 것이 이 청년의 유일한 꿈이자 희망으로 보였으니까요. 지금 이 시대에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것에, 이렇게 자신을 희생한 역사 속 청년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더군요.

 

거기에 혁명에 참가했던 채 10살도 되지 않았던 꼬마, 가브로쉬의 모습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어리광을 피우며 즐겁게 뛰놀고 있어야 할 아이였는데..ㅠㅠ 

 

 

 

 

 

 

아쉽게도 중간치는 극소수일 만큼 1점 혹은 10점의 극과 극인 평점이 달리고 있는 레미제라블이라 호불호가 매우 심하다는 건 유념하고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도, 저는 오프닝 시작과 동시에 빠져들기 시작해서는, 주변에서 몇몇 사람들의 산만한 모습을 깨닫게 된 게 무려 1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습니다. 친구도 무척 지루해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저는 웃으며, 울며 그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숨도 제대로 돌리지 않고 완전 캐 초집중해서 보았더랬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집중해서 본 영화가 또 있었나 싶었습니다.

 

반면에 친구는, 세상에 이렇게 집중 안된 영화도 없다고 하더군요. 저와 제 친구는 영화라면 거의 환장하는 잡식성 수준이라 개봉영화는 장르불문 거의 석권하다시피하고, 심지어 친구는 미개봉영화도 쏙쏙 찾아볼 정도로 영화광임에도 불구하고 난생처음 영화보다가 잘 뻔했다더군요.

 

아무래도 대사가 없이 모두 가사라는 점이 호불호가 갈리는데 가장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저 역시도 느끼는 부분은, 워낙 원작 자체가 대작이다보니 여러가지를 함축하고자 해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나 개연성이 약간 떨어지는 곳도 중간중간 있기는 합니다만... 저는 전혀 개의치 않았을 정도로 너무 심하게 빨려들어갔던 영화였습니다.

 

멋진 러셀 크로우 씨 때문만은 아니라!! 아악 크로우 씨(첫 등장할 때도 높은 곳에서 파란 옷깃을 펄럭펄럭 흩날리며 죄수들을 내려다보는 크로우 씨의 포스 작렬 개간지 작살나는 모습에 심장이 쪼그라들 뻔!!!) 때문만은 아니라!! 짹맨 씨 때문만은 아니라! 사람인지 인형인지 구분이 되지 않던 앤 해서웨이 때문만은 아니라!!

 

정말 저는 계속 보라고 하면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DVD로 나오면 소장하고 계속계속 돌려보고 싶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좋아하는 짹맨 씨와 크로우 씨를 눈 앞에 두고도, 제가 본 것은 짹맨 씨와 크로우 씨가 아닌 장발장과 자베르였거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나, 취향 무지 타는 영화이기 때문에!! 무서워서 감히 강력추천은 못하겠네요;ㅎㅎ 마음은 강추이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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